타이타닉호 잔해를 둘러보는 관광용 잠수정이 5년 전부터 회사 안팎에서 안전 문제가 우려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인사이더는 20일(현지시간)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을 운영하는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전 직원이 2018년 제기한 소송에서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오션게이트 전 해양 운영 책임자인 데이비드 로크리지는 2018년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회사가 타이탄의 실험 설계에 대한 중요한 테스트 수행을 거부한 것에 우려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잠수정을 제대로 시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탑승객들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크리지는 "2018년 1월 18일 관련 보고서를 회사에 제출했고, 다음날 회사 경영진 앞에서 이에 관해 설명했다"며 "우려를 표명한 후 검증된 테스트를 통해 잠수정을 검사하고, 업계 표준 안전 제어에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회의가 끝난 후 '10분 안에 나가라'는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금을 지불한 승객은 이 선체가 안전성 테스트가 부족했고, 잠수정 내 위험한 인화성 물질이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크리지는 주장은 그를 계약 위반, 사기 및 영업 비밀 공개 혐의로 고발한 오션게이트에 대한 맞소송으로 제기됐다. 로크리지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고, 2018년 11월 양측이 합의하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인사이더 측은 타이탄 실종 이후 오션게이트와 로크리지 측에 입장을 문의했지만, 양측 모두 답변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도 해양학자와 다른 잠수정 기업 임원 등 30여 명이 스톡턴 러시 오션게이트 최고경영자(CEO)에게 2018년 보낸 서한을 공개하며 이들이 오션게이트의 잠수정에 대해 "재앙적인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사실을 전했다.
해양과학기술학회(MTS) 유인잠수정위원회 명의로 발송된 서한에는 오션게이트의 잠수정 개발을 "만장일치로 우려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오션게이트 측에 전문 기관을 통해 안전 테스트를 시행하라고 권고하면서 "추가 비용과 시간이 들 수 있지만, 제3자의 검증 절차가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필수적이라는 것이 우리 모두의 견해"라고 전했다.
윌 코넨 MTS 유인잠수정위원장은 NYT에 "잠수정 업계는 안전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채 심해 탐사를 위한 잠수정을 건조하려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면서 "서한을 보낸 뒤 러시 CEO와 통화했지만 '규제가 혁신을 억압한다'고 반발했다"고 밝혔다.
타이탄은 4000m 깊이까지 내려가고, 시속 약 3.5마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제작된 5인용 잠수정이다. 오션게이트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타이탄의 첫 다이빙은 2021년 이뤄졌다. 타이타닉호 난파 장소로 데려가는 것 외에 심해 조사 및 연구, 데이터 수집과 영화 및 미디어 제작 등에 이용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BBS 측은 "지난해 타이타닉호 난파선을 보기 위해 기자 한 명을 보냈는데, 승선 당시 해당 잠수정에 대해 '규제 기관의 승인이나 인증을 받지 않았으며 신체적 부상, 장애, 정서적 외상 또는 죽음'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며 "이후 진행된 잠수정 투어에서 배의 작동은 비디오 게임 컨트롤러를 사용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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